잭니클라우스GC, 명문 회원제로 운영할 대기업에 매각 추진

입력 2022-05-02 16:38
수정 2022-05-02 16:42
이 기사는 05월 02일 16: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18홀 회원제 골프장인 잭니클라우스GC가 매물로 나왔다. 잭니클라우스GC는 최고급 시설을 갖추고 있고 접근성이 뛰어나 국내에서 최고급 골프장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신세계, CJ 등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잭니클라우스GC의 소유주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는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뒤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잭니클라우스GC는 2010년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에 문을 연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세기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을 따 지어진 최초의 골프클럽이다. 2017년부터 KPGA투어 최고 상금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도심에 조성돼 접근성이 뛰어나고, 클럽하우스 등 주변 경관이 뛰어나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곳이다. 2012년에는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 한국판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베스트 뉴 코스'로 꼽히기도 했다.

잭니클라우스GC는 송도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설립됐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은 2002년 3월 7대3 비율로 합작법인 NSIC를 설립, 송도국제도시 574만㎡ 부지에 24조원을 투입해 국제업무지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NSIC 지분은 게일이 70.1%, 포스코건설이 29.9%다. 그러나 2015년 스탠 게일 회장의 미국 내 세금 책임 문제 등으로 양사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홍콩 소재 투자회사 등이 게일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는 포스코건설(29.9%), ACPG K-Land(45.6%), 트로이카인베스트먼트(25.4%)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NSIC가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국내 골프장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만해도 골프장 거래는 홀당 40억 안팎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2019년 코로나19 여파를 기점으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덩달아 골프장 거래 가격도 뛰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경기 이천에 위치한 18홀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를 홀당 약 96억원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홀당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칼론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인수한 강원 홍천의 27홀 대중제 골프장 클럽모우CC 거래는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도 홀당 약 92억원에 이뤄졌다. 모아건설이 이 골프장을 1850억원(홀당 68억원)에 인수한지 1년 반 만에 40% 가량 가격이 뛰었다.

매각 측은 잭니클라우스GC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문 골프장인 만큼 소수의 원매자만 초청해 인수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고급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새롭게 인수 의지가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주요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명문 구장으로는 CJ의 해슬리나인브릿지CC, 신세계그룹의 트리니티클럽, 한화그룹의 제이드팰리스GC, 효성의 웰링턴CC, 태광그룹의 휘슬링락CC 등이 꼽힌다.

잭니클라우스GC가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잭니클라우스GC는 2010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내 연간 적자액만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투자기업에 적용되던 재산세 50% 감면 혜택도 끝나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국내 대기업들은 골프, 리조프 사업과 관련해 골프장 한 두곳만 남기고 대체로 정리하는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잭니클라우스GC는 국내 골프장 중에서도 회원관리가 까다로운 곳으로 유명하다”며 “매각 측이 코스, 조경 등을 골프장을 지금처럼 최고급으로 관리하면서 회원제로 운영할 수 있는 후보자를 새 주인으로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