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박병석, 정권 나팔수 역할…의장직 사퇴해야"

입력 2022-05-02 09:22
수정 2022-05-02 09:23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 상황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민주가 없었고, 국민의힘에는 힘이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검수완박의 찬반이나 법적 타당성을 논하기 전에 과연 이 짧은 시간에 헌법 개정에 준하는 법안을 신속하게 민주당이 표 대결로 처리해야만 했는가에 대한 비판 여지는 분명히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민주주의 역사에 굉장히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고 생각하고, 여기에서 민주당은 국민의 비판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법안 처리 과정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청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정의당을 향해선 "정의당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정의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심상정 의원이 다수당에 의한 정치, 그다음에 정치 개혁을 얼마나 말했냐"며 "그런데 이번에 정의당이 보여준 행태는 민주당의 의석 동원을 위한 '동원 정치', '정치적 도구'로 타락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해 갈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앙증맞은 몸"이라고 발언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배 의원이 한 말로 인해 박 의장이 개인적으로 상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검수완박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행태가 '물타기'나 '적반하장' 수준이라고 생각된다"며 "박 의장은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장이라고 하면 입법부의 수장이고 국회의원의 대표인데, 중재하고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는 의장이 이렇게 강행하는 것을 방관하고 방치했다는 점에서 저는 국회의장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모든 일의 원인이었던 민형배 의원은 국회의원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4시 20분께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 가운데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찬성 172표, 반대 3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정의당 의원 6명은 찬성표를 던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제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만 마치면 검수완박 법안 통과는 마무리된다.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당시 배 의원은 임시국회 회기를 하루로 결정하는 안건이 처리되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박 의장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배 의원은 이때 박 의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 측은 "배 의원이 박 의장을 향해 삿대질하며 비하까지 했다.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고, 배 의원은 "누가 제가 삿대질했다 하시냐. 다섯 손가락을 참하게 모아서 민주주의의 본질을 물었다"고 사진을 올려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