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업 경기 2년 만에 최악…봉쇄 쇼크

입력 2022-05-01 17:32
수정 2022-05-0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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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를 고립시켰던 코로나19 확산이 베이징에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4일)를 앞두고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베이징시는 고강도 방역에 들어갔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대중교통 탑승을 허용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봉쇄 우려로 4월 중국 제조업경기는 2020년 2월 이후 가장 나빴다. 베이징, 외식 금지 등 초강수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달 30일 “이날 베이징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9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2일 6명에 불과했던 수치가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27~28일 12개 구 주민 2110만 명을 PCR 방식으로 검사해 감염자 105명을 골라냈다. 이달 1~4일엔 차오양구, 팡산구 등 2개 구에서도 검사를 시행한다. 특히 대사관, 쇼핑몰 등이 밀집해 있는 차오양구는 베이징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구(區)다. 신규 확진자 수가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시 당국은 다른 검역 조치도 강화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이달 1~4일 식당 내 식사를 금지하고 배달 주문만 허용하기로 했다. 노동절 연휴 동안 외식으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할 여지를 없애겠다는 얘기다. 연휴 다음 날인 5일부터는 최근 7일 이내에 받은 PCR 검사로 음성을 증명해야만 대중교통 탑승이 가능하도록 했다. 베이징시는 감염자 수 증가를 대비해 4000명 규모의 임시 병원을 마련한 데 이어 추가 병원 건설 준비에도 착수했다.

지난 3월 28일부터 봉쇄를 이어오고 있는 상하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상하이 신규 확진자 수는 7872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38명 늘어나 누적 422명이 됐다. 다만 상하이 내 감염 사례는 모두 격리 구역에서 나왔다. 지난주 100~200명대를 맴돌던 비(非)격리 구역 확진자는 이날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제조업 경기는 26개월 만에 최악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5.7을 기록했던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난 3월 수치(49.5)는 물론이고 로이터통신이 내놓은 예상치(49.0)를 모두 밑돌았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제조업 PMI는 경기 동향을 보여준다. 기준선인 50보다 위이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보다 아래이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 혼란이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심각한 감소로 이어졌다”며 “일부 업체는 원자재·부품 공급, 완제품 판매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전망을 반영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는 더 좋지 않았다. 3월 48.1이던 이 지수는 4월 46.0으로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유기업 위주로 지표를 산출하는 반면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소기업, 수출기업 등을 포괄해 민간 위주로 지표를 짠다.

중국이 올해 5.5%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당국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봉쇄 조치가 계속되는 한 금리 인하와 현금 유동성 확대 같은 전통적인 경기 부양책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장지웨이 핀포인트애셋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최근 정책 지원을 시사했지만 중요한 건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26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인프라 건설 가속을 주문한 바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