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 출범 후 보유세 인하, 대출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면서 인기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경매 물건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1일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105.1%로 집계됐다. 전달 낙찰가율인 96.3%보다 8.8%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최고치이자 작년 11월 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경매시장 분위기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매매가격지수도 조만간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상 부동산 경매시장은 매매시장의 선행시장으로 본다.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 낙찰가율이 높아지고, 매수 심리가 꺾이면 낙찰가율이 떨어진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작년 10월(119.9%) 이후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하는 서울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지난 2월 -0.04%를 나타내 하락 전환했다. 지난 3월에도 0.01% 떨어져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경매시장에서 형성된 아파트 낙찰가는 매매시장의 하한가에 가깝다. 그 가격 아래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매시장을 선행지표라고 보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달 낙찰된 송파구 오금동 쌍용스윗닷홈 전용면적 143.82㎡는 감정가(10억3000만원)의 141.1%인 14억52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현재 이 단지 호가는 16억6000만원이라 호가 대비 2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된 셈이다. 작년 3월 신고가(15억4000만원)보다도 1억원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매물이 부족할 때도 경매시장으로 사람이 몰린다. 지난달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1단지 전용 51.48㎡는 감정가(9억3200만원) 대비 31.4% 높은 12억251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수는 18명이었다. 현재 호가가 13억~13억5000만원이고, 최근 실거래가는 12억4500만원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위원은 “목동은 재건축 규제 완화 이슈가 있어 호가가 높게 형성됐고 매물도 많지 않다”며 “이런 지역은 매물 자체를 확보하기 위해 경매시장을 찾는 경우”라고 말했다. 다만 경매 물건은 임차인들이 대항력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