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아파트를 사면 좋을까요?"
아마 건설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일 겁니다. 너무 일반적인 질문이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돈만 있다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라고 답하면 정답이 아닐까요. 실거주를 고려하는 아파트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파트는 한 가정의 전 재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산의 70%를 차지하는 게 바로 집입니다.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살고 있는 생활권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파트를 사라고 추천합니다.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해야 합니다. 물론 신혼부부라든지, 직장과의 거리 등 변수는 존재합니다.
지역 대표 아파트를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지역민들이 가장 선호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고 또 입지도 좋습니다. 학교나 지하철역 등이 가깝겠죠.
사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건 항상 수요자가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와 같은 말입니다. 이런 단지는 상승기에 주변 아파트보다 가격이 더 높게 오릅니다. 가격이 내릴 때는 덜 빠집니다. 하방경직성이 강하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수긍할 수밖에 없죠.
동네에서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파트는 투자처로도 좋고, 살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동네 주민의 선호도가 이를 증명해주는 겁니다. 하지만 그 단지를 사기 쉽지 않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인기 있는 아파트를 사면 됩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 다음 선호단지를….
통계에 따르면 보통 한 가정이 한 지역(동네)에 평균 7년 정도 산다고 합니다. 쉽게 생각해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어린 자녀가 초등학교 다니는 6년간 이사를 가지 않습니다. 좀 더 일반화하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등 최소 9년은 그 지역에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 등 생활여건이 갖춰지면 그 지역에 자연스럽게 오래 머물게 됩니다. 지역 사정을 잘 알게 되고 아파트 값 변동도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지역에서 단지별 선호도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최소 7년간 경험하게 됩니다. 한 건설사 분양 팀장은 "지역에 거주하다 보면 각자의 생활패턴이 형성된다"며 "지역에서 가격이 비싼 단지는 다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