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이 지난 2018년에 이어 또 반미단체에 의해 훼손됐다. 반미단체 회원은 맥아더 장군 동상에 ‘주한미군 철수’ 현수막을 내걸고 붉은 래커로 ‘미군 추방’이라는 낙서를 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반미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 지도위원 A(60)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 50분께 인천시 송학동 자유공원 안에 있는 맥아더 동상에 올라가 현수막을 걸고 붉은색 래커로 '미군 추방' 등 낙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12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맥아더 동상에 올라가 '주한미군 추방, 전쟁 연습 규탄'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미국 놈을 몰아내자, 우리는 핵전쟁 연습 반대한다"고 외쳤다. 맥아더 동상을 받치고 있는 돌탑에는 '미군 철수'라고 낙서했다. 맥아더 장군의 전쟁 공적을 적은 기록물은 정과 망치를 이용해 훼손했다.
맥아더 장군 동상 옆에는 인천 월미도에 상륙하는 맥아더 장군과 군인들이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 벽화(부조)가 있다. 조각 벽화에는 맥아더 장군이 전우들과 파도를 헤치며 해안가로 상륙하고 모습이 형상화돼 있다. 이곳의 맥아더 장군의 얼굴과 몸도 붉은 래커로 훼손됐다
A씨가 소속된 평화협정운동본부는 지난 2016년 출범한 반미·친북 성향 단체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7월에도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2명이 동상에 불을 질러 맥아더 장군 왼쪽 다리가 검게 그을리는 사건이 있었다. 그들은 당시에도 주한미군 철수와 비핵화 등을 주장했다.
평화협정운동본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타(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 지도위원 단독으로 28일 새벽 '전쟁 획책 분단 원흉 맥아더 동상'을 타격했다”며 “남코리아 자주화의 선도 투쟁으로 열렬히 환영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자유공원은 지난 1888년(고종 25년)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조성돼 각국공원, 만국공원으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에는 서공원(西公園)으로 명칭 변경돼 해방을 맞았으며 1957년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지면서 60여년 동안 자유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