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는 1기 신도시 재개발 재건축을 할 수 없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은 여당 후보인 오직 저만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과 주무 부처 장관들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파주에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섰던 것도 임창열 전 경기지사가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만나 담판을 지은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설득해 1기 신도시의 재개발 재건축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초선인 김 후보는 원내 진출 2년여 만에 대통령의 당선인의 입인 대변인 자리에서 집권 여당 경기지사 후보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경력이나 나이가 능력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간 강점으로는 '말'이 꼽혔지만 사실 진짜 강점은 현장을 뛰는 '발'이다"고 했다.
▷당선된다면 1호로 처리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기 신도시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입니다. 주거 지역에서의 용적률 300%와 역세권에서의 500%, 즉 주거지에서의 용적률 상향을 의지를 갖고 추진하겠습니다. 정책은 책상에서 짜는 거지만 정책으로 바뀔 현실은 주민들이 매일 체감하고 있는 아픔이죠. 왜냐하면 영광의 30년 1기 신도시라 하더라도 녹물이 새는 파이프를 안고 사시는 분들은 주민분들이니까요. 그래서 '묻고 빠르게 가'라고 했던 대통령의 공약처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약속은 변함없이, 오히려 더 책임감을 갖고 진행될 겁니다"
▷1기 신도시 정책에 있어 민주당 김동연 후보와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김 후보 같은 경우에는 당초에 작년 대선 후보로 나왔을 때는 민간 재개발 재건축으로 추정되는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경기지사 수락 연설을 보면 공공 주도의 재개발 재건축을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반나절 지나지 않아 카드 뉴스를 통해서 공급이라는 말이 또 사라졌습니다. 김 후보가 원하고자 하는 1기 신도시는 과연 공공이냐 민간이냐 저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과 민간 두 개 다 하는 거라고 대충 이야기할 거라면 그것은 1기 신도시에 대한 상황 파악이 덜 돼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 후보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하고 있으십니까.
"제가 지금 김동연 후보하고 맞상대인지 이재명 후보하고 맞상대인지 모르겠습니다. 김 후보가 대선 때만 하더라도 대장동 게이트는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했고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이재명 후보를 거론하면서 다 틀렸다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만약에 그 당시의 유불리에 따라서 또는 몸 닿는 지도자의 입을 따라가는 거라면 국민들은 당연히 그의 정체성과 철학은 무엇이냐고 물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후보가 경제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사실 1기 신도시 주민분들을 옥죄게 했던 세금 폭탄 양도세 그리고 소득세 모두가 김 후보가 부총리 시절에 발표됐던 세금 인상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공시가격 현실화를 주장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도민이 낼 세금은 오르는 구조가 형성이 됐습니다. 단지 부동산 세금만 올랐을까요. 건강보험료와 함께 올라가는 세금 항목들이 6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사과나 해명 한 번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 부분에 대한 평가는 사과로 시작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서 화두로 던지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지난 4년 이재명 전임 지사에 의해서 망가졌던 경기도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역 화폐를 더 건강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겁니다. 이전 지역 화폐는 지역 화폐가 아니라 '재명 화폐'였습니다. 코나아이라는 회사가 운영 대행사였는데 보통 다른 도에서는 수입은 바로 도에 환수가 되거나 주민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됩니다. 그렇지만 코나아이는 수입에 관한 한 그 회사가 독식을 하고 가져갔습니다. 따라서 부도 위기의 코나아이라는 정체불명의 회사는 나중에 거대한 수익을 얻게 됐죠. 운용사의 비리 의혹에 의해서 도민들이 오히려 제대로 된 대접과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전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평가는
"기본소득이라고 하지만 사실상의 재난지원금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진정한 복지와 퍼주기는 구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전 지사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부자들을 포함해서 모든 국민에게 월 8만 원 수준의 용돈을 나눠주는 것을 기본 소득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제가 내놓은 '청년공정출발지원금'은 중위 소득 이하의 청년들이 아빠 찬스가 없어서 빚을 안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연간 300만원 안에서 두 손을 내미는 정책입니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효율적으로 집행을 해서 어려운 분들에게 더 보탬이 될 수 있는, 그런 도전을 펼치는 게 지방자치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김 후보에 지지율이 밀려있는 상황인데 역전시킬 수 있는 김은혜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제 강점은 사실 '말'이 아니라 '발'입니다. 고위직 관료들은 책상에 앉아서 숫자로 사람을 만나지만 저는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의 사연을 만났습니다. 또 제가 워킹맘이자 직장인으로 살면서 이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의 고통을 같이 느끼고 있는 데다, 해결하는 추진력까지 갖춰 젊고 역동적인 도지사로서 미래로 가는 경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용석 변호사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으십니까.
"단일화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자체가 도민에게 온당한 자세가 아닙니다. 김은혜는 김은혜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지켜야 할 선을 지키는 게 제 그동안의 정치 철학이었습니다."
▷국회 입문 2년 만에 경기지사에 도전하게 됐다.
"제 일생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자에서 국회의원을 하기까지 쉼 없이 달려왔던 삶을 보면 정말 온전한 휴식이었던 날은 인생 통틀어 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경력이나 나이가 능력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이 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미국의 버니 샌더스가 나이는 많지만 젊은이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나 경력으로 평가를 받는 게 아니라 능력을 증명할 열정적인 추진력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열정을 도지사로서 제가 증명해 드리겠습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