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1조7000억원의 부전~마산 복선전철사업 완공이 또 한 차례 연기돼 내년 12월께나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당초 2021년 2월 완공 예정이던 이 사업은 공사 막판 터진 터널 붕괴 사고로 올해 말로 한 차례 연기됐으며 사고 책임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부실조사까지 겹쳐 결국 완공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갔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추가 공사 부담금을 두고 참여 건설사들끼리 핑퐁게임까지 벌이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사업의 최대주주(건설사 출자 기준)인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최근 국가철도공단에 개통 예정일을 2023년 말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6월 첫삽을 뜬 이 사업은 2021년 2월로 예정됐던 완공을 1년 앞두고 발생한 터널 침하 사고로 개통 시점이 계속 늦춰졌다. 지난 2월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건설 현장을 찾아 올 12월 개통을 약속했으나 공염불이 됐다.
공기 지연은 2020년 3월 SK에코플랜트가 책임시공을 맡은 터널구간의 땅꺼짐이 발단이 됐다. 사고 원인만 규명되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단기간에 복구할 수 있는 규모였으나 국토부가 원인 조사를 시행사(SPC)에 맡기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서 늘어난 공사비를 두고 건설사 간 책임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단순 지반 침하가 아니라 건설사의 부주의로 인한 터널 내부 붕괴 사고”라고 지적했지만 초기 사고 조사 결과는 단순 지반 침하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사고 원인과 개통 시점에 대해 언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개통 지연이 논란이 되면서 국회가 국토부에 최종 사고 조사 결과 보고서를 요청했지만 20개월이 넘게 제출하지 않고 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 공사는 부산 부전에서 경남 김해 진례까지 32.7㎞에 복선전철을 건설하는 민간투자시설사업이다. 개통되면 부산에서 창원시 마산까지 이동 시간이 종전 1시간28분에서 35분으로 단축된다.
SK에코플랜트 이외에도 삼성물산·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한신공영·한양 등 중견 건설사까지 총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복구로 인한 개통 지연으로 각종 금융비용 부담은 계속 불고 있다. 당초 사업비 1조7000억원 외에 추가로 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SK에코플랜트는 참여 건설사들이 추가 비용을 지분대로 나눠 부담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럴 경우 다른 건설사들은 강하게 반발할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