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호 사장 "글로벌 시장 하반기에 회복…어려워도 투자 기회 찾을 것"

입력 2022-04-28 17:16
수정 2022-04-29 00:35
“시장이 어렵다고 현금만 늘리는 것보다는 투자가 낫습니다. 올해 하반기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은 미국 뉴욕을 방문, 27일(현지시간) 특파원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투자 거물과의 만남을 위해 뉴욕을 찾은 그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투자 가능성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 투자 환경이 KIC에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변수로 러시아 지역 투자평가액은 사실상 0에 가까워졌고, 강달러 현상은 국부펀드의 수익률을 절하시키는 요인이다. 공급 불균형이 만들어낸 고물가 현상은 투자 수익률을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진 사장은 “내부 수익률 지표를 확정하기 어려울 만큼 시장 변동성이 크다”면서도 “어려운 금리 환경이 다가오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은 테크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기술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 의향이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벤처기업의 초기 투자도 확대한다. 진 사장은 KIC가 운영하는 벤처 투자 프로그램인 KVG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KVG는 세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2억달러의 1호 펀드 출범 후 현재 3억달러 규모의 2호 펀드를 조성 중이다. 올해까지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투자자금을 더 늘린 3호 펀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KIC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의 초기 투자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불안한 투자처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냥 사라질 현상은 아니기 때문에 이 분야 공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가상자산 투자를 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 검토는 하고 있다는 얘기다.

KIC는 자산 규모 세계 14위의 거대 국부펀드다. 자산 규모를 2000억달러 이상으로 늘리며 세계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음달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밀컨콘퍼런스에 참석하는 진 사장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이규성 칼라일 회장,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빌 에크먼 퍼싱스퀘어 CEO 등과 만나 투자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뉴욕=신인규 한국경제TV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