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입 연 정유라…"조국 딸만 인권 있냐" 눈물

입력 2022-04-27 09:16
수정 2022-04-27 14:50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6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보수 유튜브 채널 ‘성제준TV’에는 '성제준이 묻고 정유라가 답하다'는 제목으로 27분 분량의 인터뷰 영상이 게재됐다.

정 씨는 근황을 묻는 말에 "6년 동안 비슷하게 살았다. 계속 끊임없이 기자들이 찾아오고 여전히 끊임없는 허위 사실에 고통받고 있다. 사회, 경제, 친목 활동 아무것도 못 한 채 똑같이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6년 만에 목소리를 낸 이유에 대해 정 씨는 "저는 당시 어머님과 박 전 대통령이 (교도소) 안에 계시고 저보다 더 힘드신 분들이 많으니 뭐라고 말을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일련의 일들을 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 똑같은 학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저같이 인터폴 적색 수배당하거나 얼굴이 언론에 나오거나 마녀사냥을 당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것도 심하다고 말하니까 저도 자식이 있으니 제 자식 때를 대비해서라도 무슨 얘기라도 해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먼저 정 씨는 입시 비리와 관련해 "당시 대중들은 (제가) 남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것에 화가 난 것 같고 페이스북에 무슨 이유가 됐든 그런 글을 적은 것은 잘못이고 부정할 생각은 없다"며 "물론 스포츠계의 관행이라고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출결 미달, 학위 취소 맞다. 그것에 대해 잘못이 없다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건 전혀 아니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으로부터 말을 지원받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어머니인 최 씨가 1억여원을 주고 직접 매입한 말이라고 했다.

정 씨는 "그 부분은 국세청 조사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 또 혼자 경기에 나가서 메달을 땄다는 것도 허위 사실이다. 승마 선수가 별로 없었던 초등학교 때는 몇 번 그런 적 있었지만, 아시안게임 근처 때는 그런 적 한 번도 없었다. 메달을 거저 땄다는 말도 있는데 허위 사실이다. 총 4명이 단체전 출전하는데 상위 3명의 성적이 합산된다. 제가 3등이었다. 허위로 메달을 땄다고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에 가서 그 마필을 타긴 했다. 국제대회에 나가거나 선발전을 나간 사실은 없다. 많은 국회의원이 제 영상을 틀면서 20억, 30억짜리라고 하셨는데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다. 당시 민주당 당원분들이 한 말 중 사실은 10%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독일에 수조원대의 비자금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 푼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벌금 200억이 있다. 추징금으로도 60억 넘게 납부해서 집을 제외한 재산 한 개도 없다. 경제생활 못해서 집에 있는 돈 쓰면서 살았는데 앞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300조 되는 비자금이 있었다면 제가 어머님 (징역) 3년 더 살게 하겠나. 당연히 돈 냈을 것"이라며 "근거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씨는 국세청으로부터 증여세 소송이 들어왔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엄마 돈을 숨기고 있다고 해서 고소했더라. 확인되기 전에 재산도 다 압류했다. 압류하면 저는 뭐로 생활하나. 이런 일의 반복이었다. 당시에도 증여세 재판 중이었다. 승마선수 때 엄마가 사준 말이 증여한 거라고 해서 국세청에서 재판이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반소를 해서 소송을 하게 됐다. 그때 당시 다른 승마선수들도 부모님이 다 말을 사줬을 거다. 그 학생들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서 증여세를 부과하셨는지 궁금하다"며 "예능 하는 사람 중 고가의 악기를 쓰는 분들도 있고 운동선수 중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도 있다. 모든 사람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되고 압류 조치가 다 됐는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잣대로 이런 과정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는 "그때 어떤 사람이 이렇게까지 할 문제가 아닌 거 같다는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 제 출결 문제는 법적으로 본다면 잘못한 것 맞고, 그것에 대해 수사를 지휘한 것에 대해 악감정을 품는다? 이건 맞는 일이 아닌 것 같아서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와 자신의 입시 비리를 놓고 '이중잣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 씨는 "요즘 민주당 당원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조국 따님 인권을 박살 냈다'고 하더라. 압수수색 나왔을 때 이미 30주가 넘은 만삭이었다. 출산일이 언제냐고 물어보더라. 이날 수술할 거라고 말을 했더니 다음 날 병실로 압수수색을 나왔다. 지금 상황에서 조국 씨 딸한테 이런 상황 벌어진다면 가만히 계실까?"라고 물었다.

그는 "저는 수술해서 가운 하나 입고 아기는 옆에 있는데 아기만 신생아실 보내고 얘기했다. 이게 6년간 민주당이 묵과한 인권이고, 제가 살아온 삶이고 아기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조국 씨 딸은 편들어주는 사람도 있고 힘들다고 말할 부모도 있지만 저는 가족 전체가 난도질 쳐졌다"며 "울고불고 경기 일으키는 애 붙잡고 홀로 6년을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지금이 6년 전보다 힘들다"며 눈물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조국 씨 딸이 불쌍하다는 말 나오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다. 누구에겐 인권이 있고 없는 것도 아닌데 평등을 논하던 분들이 제 인생과 아이의 인생을 짓밟아놓고 누구는 불쌍하다고 그럴 수 있느냐"라며 "지금이라도 저한테 과했다 제 자식한테 너무했다는 분들 있나. 인권이 조국 따님에게만 있고 저랑 제 아이에겐 없는 건가"라며 반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