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5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26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 166회 미술품 경매'에서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 와인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1986년산 로마네꽁띠 그랑크뤼 등급. 시작가는 2600만원 이었고, 현장 응찰자들의 치열한 경합 끝에 1억 25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사가 낙찰 가격을 부르자 현장에선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2600만원이 순식간에 1억2500만원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경매에서 고미술 부문, 근현대미술 부문에 이어진 와인 경매가 예상 밖 긴 경합을 벌였다.
로마네꽁띠는 '로마네'라는 프랑스 포도밭에서 시작됐다. 남쪽 상당 부분을 꽁띠란 사람이 사들이며 그 구역 이름을 '로마네꽁띠'로 바꾼 데서 유래했다. 현재 로마네꽁띠라는 포도밭과 전체를 단일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데 그 회사 이름은 도멘 드 라 꽁띠(Domaine de la Romanee Conti). 줄여서 'DRC'라고 한다. DRC에는 라 타슈 리슈부르 로마네 생 비방 그랑 에세조 에세조 몽하쉐 콜똥이 있다. 돈 있어도 못 사는 '경매장의 단골 와인' 로마네꽁띠 와인은 컬트와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희소성 때문에 가격 상승률이 높다. 로마네꽁띠 빈티지를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매장. 2005년 맨해튼에서는 1999년 빈티지 36병에 해당하는 와인이 다양한 용기에 담긴 구성이 출품되었는데 당시 낙찰가는 21만1500달러였다. 병당 가격은 대략 5800달러(약 727만원)였다.
돈이 있다고 다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와인 애호가들로 이미 예약자 명단이 꽉 차 있으며 대기자 명단도 길다. 2009년 홍콩에서 개최된 와인 경매에서는 1992년 빈티지 한 세트(11병)가 출품됐는데 3만250달러(3791만원)로 낙찰됐다. 또 2010년 10월에는 77병이 75만609달러(약 9억4088만원)에 팔렸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기존 주류 경매에서는 맥캘란 위스키가 1억5000만원에 낙찰된 게 최고가였다"며 "와인 출품이 많아진 데다 응찰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경매에 나온 샤또마고 1992년, 2003년 빈티지는 2병 기준 400만원에, 페트뤼스 1986년, 1996년 빈티지 2병은 1750만원에 팔렸다. 샤또무통로쉴드 1978~1993 빈티지 6병은 1450만원에 낙찰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