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졸음방지 키트'를 100원에 판매하는 까닭

입력 2022-04-27 01:27
수정 2022-05-27 16:43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Geeks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명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으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2년여 만에 ‘타다 넥스트’로 돌아왔다. 종료된 베이직과 넥스트 모두 대형택시 중개 서비스지만 택시 면허가 없는 프리랜서를 기사로 모집한 베이직과 달리 넥스트는 '면허 보유자'를 기사로 모집한다.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넥스트로 고급 택시 분야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서울 지역에 ‘타다 넥스트’ 공급량을 연내 1500대, 내년에는 3000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사님 모십니다' 타다 타다는 공격적인 서비스 확장을 위한 우선 과제인 기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한 택시기사 이탈로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타다는 넥스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비즈니스 이념으로 ‘퀄리티 라이드 포 올(Quality Ride for All)’을 내걸었다. 택시 기사도 쾌적한 여건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타다는 드라이버들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기사의 만족감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최근 타다는 드라이버가 운행에 필요한 주요 물품을 필요할 때마다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전용 온라인 상점을 개설하고 시범 운영에 나섰다.

상점에서는 타다가 자체 브랜딩한 차량 방향제, 손소독제, 충전케이블 등 주요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기사의 안전운전을 돕는 ‘졸음방지 부스터키트’도 제작해 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키트에는 졸음방지껌, 백화유 등이 들어있다. 호칭 역시 '기사님'이 아닌 '파트너님'으로 칭한다.

VCNC 관계자는 "차량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고충이 있는 개인 기사들을 위해 고안했다"며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운행 만족감을 높이고 드라이버의 동기부여를 해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여전한 심야 택시 대란..."드라이버에 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 필요"택시 면허는 대수가 한정된 만큼 모빌리티 업계 내 기사 확보 경쟁 또한 치열해질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는 2019년 100대로 시작해 2020년 1만6000여 대로 급증했고, 지난해 3만 대 이상으로 늘었다. 타다 넥스트와 같은 대형 택시인 '카카오T벤티'도 900대 가량 운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 강자로 떠오른 아이엠택시 운영사 진모빌리티도 공격적인 증차를 하고있다. 진모빌리티는 지난 2월 법인 택시 회사 3곳을 인수해 1200여대 직영 택시 면허를 확보했다. 진모빌리티는 사납금이 없는 월급제로 운영하며 기사에게 퇴직금뿐 성과급 및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심야시간 택시 대란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택시기사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서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지만 여전히 해결책이 안 나오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법인택시 종사자는 7만4754명으로 2년 전인 9만6709명에 비해 22.7% 가량 감소했다.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는 "절대적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기술력이나 복지 혜택뿐 아니라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직업적으로 괜찮다는 사회적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