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령으로 현지 협력 업체의 부품·조립 공장이 멈춰서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일제히 부품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봉쇄가 풀리더라도 글로벌 주요 기업의 부품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기업에 비해 한국 기업들이 부품 공급에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을 수탁 생산하는 폭스콘은 장쑤성 쿤산시에 있는 공장 두 곳의 조업을 지난 20일부터 중단했다. 또 다른 아이폰 수탁 생산업체 페가트론도 상하이와 쿤산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애플에 인쇄회로기판을 공급하는 유니마이크론도 조업을 멈췄다.
애플은 코로나19 봉쇄 지역인 상하이 소재 30여 개 업체에 스마트폰 등의 조립과 부품 생산을 맡기고 있다. 또 다른 봉쇄 지역인 장쑤성 쑤저우시와 쿤산시에도 약 70개 공급업체를 두고 있다. 핵심 공급업체 200여 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상하이와 장쑤성 일대에 모여 있다.
‘맥북’ 생산의 대부분을 맡고 있는 콴타도 13일 상하이 공장 조업을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 가동을 재개했다. 콴타의 상하이 공장은 글로벌 노트북 공급 물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맥북을 비롯한 노트북 제품의 올해 글로벌 공급량이 당초 예정치를 밑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등 주요 글로벌 전자회사의 협력 업체도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지역에 대거 몰려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해 다수 부품의 공급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도 발을 구르고 있다. 일본 혼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 경차 등을 생산하는 미에현 스즈카 공장의 이달 감산 폭을 기존 30%에서 50%로 21일 확대했다. 다음달 초 감산 폭도 50%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마쓰다도 히로시마 본사 공장과 야마구치현 호후 공장의 조업을 이달 초 총 4일간 멈춘 데 이어 21일부터 또다시 나흘간 중단했다. 닛산도 6월 예정된 신차 발표를 1개월 이상 연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