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성당을 어떻게 바꿨나···주일미사 참석자 반토막

입력 2022-04-26 15:39
수정 2022-04-26 15:46
지난해 국내 성당 주일미사 평균 참여자 수는 약 52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자의 8.8%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약 108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26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을 발표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의 현황과 선교·수도회, 교육기관, 사업기관, 해외 파견 현황을 담은 자료다.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조사, 작성된다. 천주교 사목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된다.

지난해 말 전국 16개 교구가 집계한 천주교 신자 수는 593만804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0.2%(1만4745명) 늘었다. 대한민국 총 인구(5273만2700명) 중 천주교 신자 비율은 11.3%다. 2020년 11.2%보다 0.1%p 늘었다. 전년 대비 총인구가 24만1863명 감소한 것에 비해 천주교 신자는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증가율(0.8%)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교 활동에 미친 영향은 통계 곳곳에서 확인된다. 2021년 주일미사 평균 참여자 수는 52만1859명으로 전체 신자의 8.8%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08만687명(전체 신자의 18.3%)의 반토막이다. 2019년 교구별 집계와 비교하면, 서울·수원·의정부·인천 교구 등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했던 수도권 교구들과 방역 조치가 가장 엄격했던 군종교구에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다만 유아 세례와 첫 영성체는 전년보다 늘었다. 두 성사는 자녀 신앙 교육과 신앙 전수의 지표로 해석된다.

2021년에 세례받은 사람은 3만6540명으로 전년(3만285명)보다 20.7% 증가했다. 세례 유형(유아·어른·임종) 가운데 2020년에 가장 급감했던 유아 세례 인원은 2021년에는 전년 대비 65.6% 증가한 9710명으로 집계됐다. 어른 세례의 전년 대비 증가율(11.0%)보다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영세자의 연령별 비율은 0-4세가 17.6%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까지 군종교구 장병 세례의 영향으로 20-24세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과 대조된다.

어린이 첫영성체 인원은 3민5247명으로 지난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을 합산해 평균을 낸 인원도 2만1904명으로 2019년 1만8581명보다 17.9% 많았다.

견진·병자·고해 성사와 영성체 인원도 2020년보다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주일학교 학생 수는 전년도에 비해 초등부와 중등부가 각각 15.8%, 8.6% 감소했다. 고등부는 1.8% 증가했다.

신자를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이 57.1%(339만2851명), 남성은 42.9%(254만5194명)이었다.

모든 교구에서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겼다. 교구별 구성비는 전년도와 거의 같았다. 수도권 교구(서울, 인천, 수원, 의정부) 신자 비율은 55.8%(331만7574명)로, 전년도와 같이 전체 신자의 절반을 넘겼다. 본당(사제가 상주하는 행정구역)은 전년도보다 12개 증가한 1779개였다. 공소(사제가 상주하지 않는 본당 관할구역)는 6개 증가한 710개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늘어났다.

성직자는 총 5626명으로 전년도(5578명)보다 48명 증가했다. 주교가 추기경 1명 포함 41명, 신부가 5585명(한국인 5441명, 외국인 144명)이다. 교구 신부는 4682명으로 전년도보다 46명, 축성생활회(수도회) 신부는 810명으로 1명 증가했다. 사도생활단(선교회) 신부 수는 147명으로 전년도와 같았다. 2021년에 사제품을 받은 교구 신부는 93명으로 전년 대비 4명 감소했다.

교구 신부의 연령 분포를 25세부터 5년 단위로 집계한 결과, 가장 비율이 높은 집단은 40-44세(15.2%), 45-49세(14.5%)였다. 40대 신부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신부의 비율은 15.9%로 전년 대비 0.8%p 상승했다. 사목 유형별 비율은 본당사목 49.4%(2288명), 국내외 연학 4.6%(215명), 교포사목 3.3%(152명), 해외선교 2.5%(115명), 군종 2.1%(99명)로 나타났다. 본당사목과 특수사목 담당 신부의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각각 0.5% 증가했다. 원로사목자 비율이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10.1%, 469명).

수도자는 남녀 합산 1만1790명으로 전년 대비 12명 증가했다. 단체 수는 여자 수도회가 2개 늘어나 171개로 집계됐다. 남자는 48개 수도회에 1명 감소한 1625명, 여자는 123개 수도회에 13명 증가한 1만165명이다. 수도복을 처음 입고 수도서원을 준비하는 수련자는 총 291명이다. 남자는 47명으로 전년 대비 29.9%(20명) 감소, 여자는 244명으로 전년 대비 9.0%(24명) 감소했다.

사도직 활동 분포를 보면, 남자 수도자들은 종사자 700명 가운데 기타 30.6%(214명), 사회복지기관 20.9%(146명), 전교활동 11.9%(83명), 교회기관 11.7%(82명), 교육기관 9.3%(65명) 순이었다. 여자 수도자들은 6357명 가운데 전교활동 27.3%(1738명), 사회복지기관 20.4%(1294명), 기타 20.3%(1289명), 교육기관 9.1%(581명), 의료기관 8.3%(527명)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측은 "남녀 모두 기타 사도직(상담, 수도원 내부 소임, 통번역 등) 종사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해외 선교 파견 국가는 80개국으로 작년과 같았다. 다만 국가 구성에는 변동이 있었다. 대륙별 분포는 아시아 21개국, 아프리카 20개국, 남아메리카 17개국, 유럽 14개국, 오세아니아 5개국, 북아메리카 3개국이다. 가나·르완다·요르단·레바논이 선교지에서 제외되고, 라이베리아·이집트·베네수엘라·파키스탄에 새롭게 선교사가 파견됐다. 해외 선교사는 1115명으로 전년 대비 22명 감소했다. 신부 237명, 수사 57명, 수녀 815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통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평신도 선교사 6명도 처음으로 집계에 포함됐다.

이 통계는 세례 대장과 교적(敎籍)을 근거로 한다. 응답자가 스스로 종교를 선택하고 응답하는 방식의 국가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와 다를 수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측은 "전국 교구들은 교적 정리와 재작성, 세례 누락자 입력, 이중 교적 삭제, 데이터 입력 오류 조정을 통해 통계가 시대와 현실을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주교회의는 통계 지표와 집계 기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