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공격적 긴축 발언에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에 5거래일 만에 270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도 한달 만에 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25일 코스피지수는 47.58포인트(1.76%) 내린 2657.13에 장을 끝냈다. 지난 18일 이후 5거래일 만에 다시 2700선을 밑돈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324억원, 3495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1조65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투자자들은 최근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을 주시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5월 50bp(=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금리 인상을 위해 "약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언급했다.
또 파월 의장은 긴축과 관련해 "앞당겨 시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5월에 이어 6월 회의에서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및 의사록 공개 이후 Fed에서 예상할 수 있는 악재는 상당부분 노출된 가운데 시장도 이를 소화하며 지수 바닥을 다져가던 상황이었다"면서 "다만 지난주 파월 Fed 의장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불확실, 50bp 금리인상 선호 등 매파적 발언이 긴축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선 현대차(1.11%)와 LG화학(0.00%)을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현대차는 이날 장중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와 미 Fed의 긴축 우려에 하락세를 보이다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는 소식에 반등했다.
반면 삼성전자(-1.04%), LG에너지솔루션(-0.80%), SK하이닉스(-2.26%), 삼성바이오로직스(-1.00%), 삼성전자우(-1.49%) 등이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2% 넘게 내리며 900선을 내줬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2.94포인트(2.49%) 내린 899.8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6일 900선을 밑돈 지 한 달여 만이다.
이날 개인 홀로 3035억원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66억원, 1228억원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에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내렸다. 에코프로비엠(-3.91%), 셀트리온헬스케어(-3.99%), 엘앤에프(-8.42%), 펄어비스(-2.35%), 카카오세임즈(-2.41%), 셀트리온제약(-4.92%)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8원 오른 1249.9원에 거래를 마쳤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