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오데사에 미사일을 발사해 생후 3개월 아기를 포함한 8명이 숨졌다. 마리우폴의 최후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한 공습도 재개했다.
23일(현지시간) CNN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폭격으로 오데사에서 최소 8명이 숨지고 18~2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아파트 건물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이 시작됐을 때 아이는 생후 1개월이었다”며 “개자식들(Bloody bastards), 러시스트(러시아+파시스트)”라며 격분했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공격이 이어졌다. 돈바스 루한스크주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루한스크의 중소 마을에 포탄이 떨어져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해 크림반도와 이어지는 육로를 개설하는 것이 2단계 작전의 목표라고 밝혔다. 오데사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남부의 흑해 부동항을 모두 점령하겠다는 의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방문할 예정이라고도 발표했다. 러시아가 흑해 연안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 최고위급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다.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확인을 거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전히 외교적인 해법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그는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평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자국 군인들이 전사하면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도 단언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감독관은 “러시아가 마리우폴의 피난민들을 8000km 떨어진 러시아 연해주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