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배 불린 은행, 석달 새 4조 벌었다

입력 2022-04-22 17:28
수정 2022-04-23 01:29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4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이자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대출금리 인상 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은행권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4대 금융지주의 합계 순이익은 4조639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분기(3조9680억원)와 비교해서도 16.9%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최대 실적을 거둔 곳은 KB금융으로 순이익이 1조4531억원에 달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작년 1분기보다 14.4%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어난 1조4004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카드사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에도 순이익이 전년보다 8.0% 증가한 9022억원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과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도 전체 순이익의 80%를 책임진 우리은행(7615억원)의 선전으로 분기 기준 가장 많은 88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은행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8.6% 늘어난 2조6480억원에 달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1.91%를 기록한 덕분이다. 신한(2조4876억원)과 하나(2조203억원) 우리(1조9877억원) 등 3개사의 이자이익도 전년보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평균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는 작년 12월 1.55%포인트에서 올 2월엔 1.86%포인트로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대금리차가 은행 수익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반대하지만 새 정부가 계획 중인 예대금리차 공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보형/이인혁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