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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Fed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면서 초봄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했다”며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래 성장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2월 하순부터 이달 11일까지의 경기 흐름 분석을 반영했다. 구인난이 심해지자 기업들이 근로자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도 미국 전역에서 포착됐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임금 상승을 들고 있다.
이번 베이지북을 통해 Fed가 내린 결론은 다음달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Fed가 다음달 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다음달 Fed가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네바다주립대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Fed가 연말까지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연 2.4~2.5%를 중립금리로 보고 있다.
Fed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중 하나로 꼽히는 데일리 총재마저 “미국 경제는 다음달 빅스텝을 감당할 수 있다”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했다. 그는 대차대조표 축소도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과 긴축의 여파로 올 하반기부터 미국 경기가 둔화할 수 있고 몇 분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