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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달 초 발표된 1분기 미국 시장 판매량에서 기존 완성차 브랜드들을 압도한 테슬라는 분기 실적에서도 독주를 이어갔다. 전기차 가격 인상과 역대급 판매 기록이 맞물려 호실적을 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5% 넘게 올라 1000달러를 회복했다. ○1분기 매출·순이익 ‘깜짝 실적’2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테슬라는 1분기 매출이 187억5600만달러(약 23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103억8900만달러)보다 81% 증가한 수치다. 월가의 추정치인 178억달러를 5% 이상 웃돈 ‘깜짝 실적’이다. 순이익은 33억1800만달러(4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4억3800만달러) 대비 7.5배 늘었다. 주당순이익도 3.22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2.26달러보다 높았다.
전기차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자동차 부문의 매출총이익(매출-원가)은 55억3900만달러로 전년 동기(23억8500만달러)보다 배가량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26.5%에서 32.9%로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이 높아질수록 매출 발생 시 기업이 얻어가는 이익은 커진다. 차종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생산 단가를 낮춘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측은 “전기차 가격 인상과 차량 배송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30%가량 올렸다. 지난달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이유로 전기차 가격을 재차 인상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생산량이 주문량을 못 따라가는 공급 문제를 겪고 있다.
1분기 차량 인도량은 31만48대로 전년 같은 기간(18만4877대)보다 68% 늘었다. 1분기 기준 최다다.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 인도량은 29만5324대로 전체의 95.3%를 차지했다. ○“비용 증가해도 가격 인상 없다”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생산 차질은 향후 실적 흐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은 코로나19로 약 3주간 폐쇄했다가 최근 재가동했다. 배터리 핵심 부품인 리튬 가격도 급등세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가 18% 떨어진 원인이다.
잭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하이 공장의) 생산은 제한된 수준으로 재개됐으며 최대한 빠르게 생산량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금 테슬라를 주문하면 내년까지 차량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이날 머스크는 “인플레이션이 보고된 것보다 심각하고 적어도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테슬라 협력업체들이 요구하는 비용이 전년 대비 20~30%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가격을 당분간 인상하지 않겠다”면서도 “앞으로 비용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차량 생산량과 관련해선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93만 대) 대비 61% 늘어난 수치다. 상하이 공장 증설과 독일 베를린, 미국 텍사스의 새 공장 가동에 힘입어 하반기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