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채권 수익률 역전에…中채권 투매 행렬

입력 2022-04-21 13:37
수정 2022-04-21 13:5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에 중국 채권 매도세가 거세졌다. 투매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증해서다. 미국의 채권 수익률이 중국 채권 수익률을 역전하자 투자자들이 차익거래를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홍콩의 채권 연계 투자프로그램에서 나온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176억달러(약 21조원) 상당의 중국채권을 매도했다고 전했다. 지난 2개월 동안 중국 채권 매도액은 1930억위안(약 36조 9400억원)에 달한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며 투자요인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채권 대신 고수익을 보장하는 미국 채권으로 손을 뻗었다는 설명이다. 베키 리우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거시전략본부장은 “중국이 채권시장을 개방한 뒤로 가장 큰 유출액을 기록했다”며 “주식 순매도를 포함하면 지난 두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증권에 총 2340억 위안(약 44조 7850억원)가량을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년 동안 중국 채권을 매입해왔다. 미국 등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서방국가에서 자금을 차입해 중국 시장에 투자한 것이다. 채권 수익률 차익을 누렸지만, 현재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과 중국 국채 수익률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중국 채권 매도세는 채권 수익률이 역전되며 나타난 현상이다. 물가 상승을 잡으려 미국 중앙은행(FRB)가 금리 인상을 지속해서 시사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번 주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9%로 상승했고, 중국 채권(10년 만기)의 수익률은 2.8%에 그쳤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중국을 추월한 건 12년 만이다.

수익률을 활용한 차익거래로 유출액이 증대했다는 분석이다. 이 현상은 올해 하반기에 잠잠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리우 본부장은 “이미 중국의 해외 자본 유출 현상이 정점을 찍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자본 유입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다만 현재의 수익률 격차가 경제를 되살리려는 중국 당국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2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중국은 경기부양책을 피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경기 부양 정책이 계속해서 중국 경제에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