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지평 대표변호사 "유동성 긴축 흐름이 로펌 주요 변수…기업·금융소송, 부동산 분야 주력"

입력 2022-04-20 15:17
수정 2022-04-20 16:05
“앞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유동성 긴축 흐름이 로펌 시장 환경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겁니다. 변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금융소송, 부동산 분야 등에 힘을 더 실을 계획입니다.”

양영태 지평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사진)는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세계 주요 국가에서 통화 긴축정책 시행을 검토하는 데 주목했다. 금리 상승국면에서 증시가 출렁이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 이전보다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 대표변호사는 “증시 냉각기에 투자손실이 나면 투자자와 기업간 책임공방, 금융회사들간 분쟁 등이 벌어질 수 있다”며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소액주주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이 같은 양상에 불을 붙일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오프닝 추세 속에서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에 발맞춰 지평도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지평은 현재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8곳에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양 대표변호사는 “기업들과 기관투자가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약으로 미뤄놨던 해외 투자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법률자문 수행을 위해 우리도 해외 지사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새 정부 출범 후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부동산을 꼽았다. 양 대표변호사는 “윤석열 당선인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도시정비사업 요건 완화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등이 늘어날 수 있다”며 “부동산 개발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문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해 벌어지는 분쟁에 대한 자문·소송대리도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지평은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도 분야별 고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로펌은 지난해 매출 1050억원을 거두며 창사 후 처음으로 ‘1000억원 클럽’에 진입했다. 1년 사이 몸집을 20%가량 키웠다. 건설부동산, 공정거래, 금융, 인수합병(M&A) 등 주요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낸 가운데 신규 조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센터와 산업안전·중대재해팀에서도 수익을 거두며 외형확대에 기여했다.

양 대표변호사는 “2000년 창사 이후 활발한 인재영입 등으로 변호사 수를 늘리고, 이들의 경험도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균형 잡힌 성장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동업자, 회사를 물려줄 동료’라는 원칙 아래 우수한 변호사들을 영입해 변호사와 로펌이 함께 성장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전문분야를 150여 개로 세분화하고 로펌 차원에서 분야별 고객 유치 등을 지원해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