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입, 코만 흙 밖으로 내민 채 생매장된 강아지가 발견돼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제주도 내도동 도근천 인근에서 생매장된 강아지가 발견됐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 씨는 "발견 당시 입과 코만 내민 채 몸은 땅에 묻혀 있었다"며 "아는 삼춘(어른)이 구조했는데 강아지는 먹지를 못했는지 몸이 매우 말라 있는 상태였으며 벌벌 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강아지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모습이었다. 듬성듬성 털이 빠져 있었으며 한쪽 발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A 씨는 "최근 한림읍 유기견 사건도 제주도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며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강아지를 학대한 범인을 엄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이들을 가학적으로 유기한 유기범을 잡아 강력히 처벌해 달라"며 "동물 학대 현실을 바로 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3일 제주도의 한 유채꽃밭에서 입, 발이 노끈과 테이프로 묶인 강아지가 발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강아지의 입은 노끈과 테이프로 묶여 있었고, 두 발은 등 위로 결박된 상태였다.
인근 강아지보호소는 "처음에는 버려진 아이인 줄 알았으나 병원 확인 결과 등록 칩이 있었고, 우리 보호소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견사 밖으로 나가게 됐고, 그 아이를 발견한 누군가가 아이를 그 지경으로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놓고 간 것 같다"고 밝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으나 단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