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향년 92세로 별세한 안영모 씨(오른쪽)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부친이기 이전에 ‘부산의 슈바이처’로 불린 의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군의관 복무를 마친 뒤 부산에서 의사의 길을 걸었다. 아들인 안 위원장이 갓 돌을 넘긴 1963년 부산 범천동에 범천의원을 개원했다.
개원 당시 범천동 일대는 판자촌이었는데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이 만연했다. 고인은 시내 중심가 병원 절반 수준의 진료비를 받으며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치료했다.
돈이 없는 이웃에게는 그런 진료비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 배달을 하던 소년이 교통사고를 당하자 병원으로 데려와 치료한 일화도 유명하다. 소년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된 고인은 치료비를 받지 않았는데, 이 사연이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안 위원장은 부친의 이런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병원을 운영하며 공부에도 매진했다. 불혹의 나이에 부산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50대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도 취득했다. 고인의 모든 것이 깃든 범천의원은 2012년 안 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고민하던 시기에 문을 닫았다. 아들의 대선 출마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자 부담을 느껴 내린 결정이다. 고인은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진료를 계속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안 위원장(국민의당 대표)·안상욱 미소생한의원장·안선영 씨와 사위 조성재 치과원장, 며느리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전명진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22일 오전 7시 02-207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