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우주의학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우주방사선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데 이어 보령(옛 보령제약)도 우주의학 전담팀을 꾸리고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보령은 미국 우주개발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함께 케어인스페이스(CIS) 챌린지를 연다고 19일 발표했다. CIS 챌린지는 우주 공간을 주제로 한 첫 헬스케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석 달간 우주 관련 헬스케어 사업 아이디어 등을 모집한 뒤 최종팀을 선발해 올해 12월 세계 투자자 앞에서 설명회(데모데이)를 열 계획이다. 보령은 이들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10만달러 규모 투자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보령과 함께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액시엄은 2028년 새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을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계약을 맺은 곳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세운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함께 지난 9일 민간인 우주여행객을 ISS로 올려 보냈다.
NASA와의 파트너십에 따라 CIS 챌린지 기간 중 우주 관련 기업과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등의 전문가들이 멘토링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주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스타버스트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보령이 우주의학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께 미국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를 방문한 김 대표는 “아픈 사람도 우주에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아직 모른다”는 NASA 측의 답변에 우주의학 사업 밑그림을 그렸다.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이 꾸려진 것은 그해 10월이다. 이번 챌린지는 2년간 노력의 결실인 셈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