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지원금 석달 후 준다니…" 속타는 생계형 확진자들

입력 2022-04-17 17:48
수정 2022-04-18 00:17
인천에서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는 강모씨(30)는 최근 아내와 함께 코로나19에 확진됐다. 1주일간 자가격리를 마친 김씨는 곧장 생활지원금을 신청했지만 몇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씨는 “프리랜서다 보니 격리기간에 한 푼도 벌 수 없었다”며 “지원금 업무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이렇게 오래 걸릴 이유가 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격리 생활지원금 지급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방역 완화로 누적 확진자는 폭증한 데 비해 민원을 처리할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원금 지급 소요기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원금 미지급(심사 중)은 249만7398건에 달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은 “100만원 이상 미지급된 가구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30일 이내에 지급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하는 곳도 늘고 있다. 전국 17개 지자체 가운데 정부 지침인 ‘30일 이내’를 지키고 있는 곳은 8곳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확진자가 격리해제 후 3개월 이내에 지원금을 신청할 경우 지자체가 최장 30일 안에 지급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남도는 돈을 실제 입금하는 데 평균 59.7일이 걸렸다. 지자체 중 가장 긴 대기 기간이다. 충청남도는 한 명의 전담 공무원을 두고 있다.

가장 빨리 지급한 곳은 제주도로 9.8일이었다. 4월 들어선 훨씬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게 신청자들의 불만이다. 서울 노원구의 한 확진자는 “4월 신청자는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경북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11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보름 만에 1만2300건이나 접수돼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생활지원금은 격리 및 입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 의원은 “확진자 급증으로 방역·의료 대응 시스템이 마비되다시피 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취약계층에 가고 있다”며 “중앙 정부 차원의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