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집 '고액 월세' 산 美 모빌, 반년 만에 3조 사업 참여

입력 2022-04-17 13:35
수정 2022-04-17 14:17

과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자택에 월세로 거주한 미국 모빌사가 근저당권 설정 후 반년만에 석유개발공사의 천연가스개발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이해상충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주택을 미국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와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 모빌社(현 엑손모빌)의 자회사인 모빌오일코리아에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간 임대해 6억2000만원의 고액 임대소득을 올렸다.

1995년 9월 한 후보자가 통상산업부 실장으로 재임했을 때 모빌오일코리아는 한 후보자의 자택에 1억6000만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근저당권은 일반적으로 금전거래가 있을 때 당사자간 설정한다. 이후 6개월이 지난 1996년 3월 통상산업부 산하 석유개발공사는 베트남 11-2광구 천연가스전 개발 사업에 모빌社를 참여(지분 45%)시키기로 했다.

1998년 산자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베트남 11-2광구에는 LNG 2400만t이 매장돼 있었다. 매장량은 당시 미국 LNG 평균 가격을 고려할 때 달러로 25억달러(약 3조785억원)에 달하는 가치다.

김회재 의원은 “한 후보자가 모빌社로부터 3년간 얻은 실제 수익은 월세와 이자를 포함한 3억5000만원 수준으로 전셋집을 얻거나, 아예 집을 살 수 있는 충분한 돈”이라며 “한덕수 후보자의 뇌물 의혹 내지는 심각한 이해충돌 비판을 불러일으킬만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측은 “한 후보자는 당시 통상무역실장으로 자원개발 업무와는 상관이 없었다”며 “석유개발공사는 자원정책실 산하로 당시 후보자가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김 의원 측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약 10년동안의 임대수익, 임대수익에 대한 소득세 신고 내역, 미국계 대기업들로부터의 월세 수령 통장 내역 등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5~26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진행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