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의 최대주주가 이탈리아 명문 축구단 AC밀란 인수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레인 투자회사 인베스트코프가 이탈리아 세리에A 클럽(프로축구 1부리그)의 AC밀란을 인수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배타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최소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 선에서 논의되고 있다. 양측의 배타적 협상 기간은 약 2주 뒤면 종료된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수합병(M&A) 협상은 언제든 결렬될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 형태도 전체 매각이 아니라 소수 지분 거래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FT는 “10억유로 선에서 거래가 최종 타결되면 엘리엇에는 엄청난 승전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2018년 AC밀란을 인수했다. 당시 AC밀란 구단주는 중국 광산 사업가 리용훙이었다. 그는 2017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로부터 AC밀란을 7억4000만유로에 사들이면서 인수대금의 일부(약 3억유로)를 엘리엇의 크레디트펀드에서 조달했다. 그러나 리용훙이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자 채권자인 엘리엇이 AC밀란을 장악하게 됐다.
인베스트코프는 1982년 바레인의 막대한 자본으로 설립된 투자회사다.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와 구찌를 연달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최근엔 영국의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3i그룹의 채무관리사업 부문을 2억2200만파운드에 사들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