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벙거지 모자' 쓴 이은해·조현수, 취재진 질문엔 침묵

입력 2022-04-16 17:50
수정 2022-04-16 18:55

2019년 6월 경기 가평구 용소계곡서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윤모씨를 살해한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씨와 조현수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18일만에 재개됐다.

검찰은 지난 2021년 12월14일 이씨 등이 2차 조사 당시 도주했기에 중단됐던 2차 조사부터 곧바로 실시할 계획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이날 청사에 도착한 이 씨 등에 대한 2차 조사를 재개한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체포 영장이 발부돼 검거됐기 때문에 이날 검거시간인 낮 12시 25분부터 48시간 이내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체포 영장 만료 시점은 18일 낮 12시 25분까지다. 앞서 이들은 이날 낮 12시25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개수배 17일 만인 이날 낮 12시 25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를 체포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들을 체포할 당시 오피스텔에는 이씨와 조씨만 있었으며 조력자는 없었다. 이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날 오전 아버지에게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체포영장 발부 당시 인치 장소가 고양경찰서로 돼 있어 검거 직후 고양경찰서에 인치됐다. 이날 오후 4시10분께 고양경찰서에 도착한 이은해는 안경을 썼고, 검정색 모자에 카키색 긴 점퍼를 입고 있었다. 조현수는 베이지색 모자에 검은색 재킷 차림이었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와 벙거지 모자를 써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고양경찰서에는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렸다. 일부 시민은 경찰서를 찾아 이들에게 "사과하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범행 인정하나, 유족에게 할 말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서에 약 10분간 인치된 후 인천지검으로 정식 압송됐다. 이들은 고양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2년 전 자신들의 혐의를 밝혀낸 경찰 수사관과 조우했다. 수사관이 말을 건네자 이들은 "죄송해요"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와 조씨는 2019년 당시 피해자 C씨(39)에 대한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14일 검찰 2차 조사에 불응해 도주했다.

검찰은 올 1월 두 사람을 지명수배하고 추적했으나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도 둘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30일 두 사람에 대한 수사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