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세월호 8주기를 맞아 유가족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김 총리는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제8주기 기억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여러분의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2017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달한 데 이어 김 총리는 '사죄'라는 표현으로 강도를 더 높였다.
김 총리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 공동체에 분명히 알려준 것은 '안전'에 있어서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참사까지 이어진 수많은 과정에서 누구라도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양심의 목소리를 냈다면 우리는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의 일상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유가족의 한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우리는 모두 부끄럽지 않은 동료 시민으로서 이날을 기억하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총리는 참사 10주기인 2024년 건립 예정인 '4·16생명안전 공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웃 시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한없이 넉넉한 품을 내어주신 안산시민 여러분의 시민 정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미국 뉴욕의 '9·11 기념관'도 도신 한 가운데 있는 사회적 참사 기념공원이자 애도의 공간"이라면서 "이곳을 찾는 누구도 이 시설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원과 기념물은 그 도시의 구성원들이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를 함께 껴안고 기억하고, 위대한 인류애를 가진 시민들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설명이다.
김 총리는 추도사 말미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앞으로 어떤 정부에서도 사회적 참사를 예방하고 국가의 재난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면서 "피해 지원에도 소홀한 부분이 없도록 정부가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