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담대 금리, 11년 만에 年5% 돌파

입력 2022-04-15 11:58
수정 2022-04-16 01:47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연 5%대에 진입했다. 주택 매입 비용이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택담보대출 업체 프레디맥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8일부터 1주일간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이 연 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주일 전(연 4.72%)보다 0.2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연 2.65% 수준이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 긴축 기조를 강화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오름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기지 금리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치솟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샘 카터 프레디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이 역사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맞서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 금리 상승이 가파르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를 피해 쾌적한 교외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덕이었다. 연 3%를 넘지 않는 낮은 수준의 모기지 금리도 주택 매입 수요를 끌어올렸다. 젊은 세대가 부동산 시장에 진입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향후 주택 매입 열기가 식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기지 중개업체 스프루스모기지의 유진 리처드 대출 담당자는 “모기지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신청량을 추적하는 모기지은행협회 지수는 이번 주 1년 전보다 6% 하락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