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과 bhc,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업체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배달 특수를 업고 '국민 간식'인 치킨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 와중에 이들 3사 중 어느 회사가 1등인지를 놓고 치킨업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hc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616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교촌치킨 본사인 교촌에프앤비(5076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고 제너시스BBQ(3663억원)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운 규모다.
하지만 경쟁 치킨회사들은 bhc를 1위로 보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bhc의 연결 매출에 지난해 인수한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한우전문점 창고43 등 다수의 외식 브랜드가 포함된 결과라는 것이다.
치킨사업에 집중된 개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교촌에프앤비가 여전히 1위다. 교촌 4935억원, bhc 4771억원, BBQ 3624억원 순이다.
치킨사업 역시 bhc가 빠르게 교촌을 추격하면서 교촌 측에선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앞두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권원강 창업주가 최근 사내이사로 복귀한 것도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회사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시된 가맹점 수로만 보면 BBQ가 1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시된 지난해 가맹현황에 따르면 BBQ의 가맹점 수는 1604개, bhc 1518개, 교촌 1157개다.
영업이익율 측면에서만 보면 bhc가 압도적으로 높다. 교촌이 5.7%로 가장 낮고 BBQ가 16.7%, bhc는 32.2%에 달한다.
일각에선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이 가맹점에 원재료 인상 등의 부담을 넘기면서 본사의 마진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실적이 좋다는 것은 판매 확대의 영향도 있겠지만 가맹점에 납품할 때 원재료 가격 상승분 등의 부담을 전가했다는 의미도 있다"며 "bhc가 지난해 가맹점 납품가격을 상대적으로 여러차례 올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대해 bhc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bhc 관계자는 "가맹점에 납품하는 판매원가를 살펴보면 다른 회사와 큰 차이가 없다"며 "이익률이 높은 이유는 물류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비하는 등 경영효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교촌과 bhc는 인건비와 배달료, 임대료, 원부자재 상승 등을 이유로 주요 메뉴 가격을 올렸다. 교촌은 평균 8.1%, bhc는 1000~2000원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BBQ는 2018년 이후 치킨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