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자마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 올리기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분이 수신금리에 반영되기까지 1~2주가량 걸렸지만 올 들어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예대금리차 확대로 막대한 이익을 거둬 여론의 눈총을 받은 은행들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국민은행의 ‘KB더블모아 예금’ 금리는 최고 연 2.30%로 오른다. 적금 상품인 ‘KB반려행복 적금’도 3년 만기 기준 최고 연 3.60%로 인상된다. 신한은행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품인 ‘아름다운 용기 예금’ 등 36개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높인다. 하나·우리 등 다른 은행들도 다음주 수신금리를 최대 0.3~0.4%포인트가량 올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3년 만에 연 2% 선을 뚫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019년 3월(연 2.06%) 이후 계속 하락해 작년 6월 연 0.89%로 떨어졌다.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 수신금리 상승세를 타고 지난 2월 연 1.92%까지 올랐다.
은행권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도 덩달아 치솟을 전망이다. 이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는 전달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1.72%를 기록했다.
김보형/이인혁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