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건강 생각한다면…'육식'보다 '채식'

입력 2022-04-14 17:58
수정 2022-04-14 17:59

건강을 생각해 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도 채식하는 것이 덜 위험하고 건강에 좋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영국 윈체스터대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반려견 2500여마리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반려견 식당과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춘 채식을 하는 반려견이 날고기나 재래식 육식 기반 식단을 하는 반려견보다 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려견의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반려견 2536마리를 재래식 육식 기반 식단과 날고기 식단, 채식 식단 등 세 그룹으로 나누고, 수의사를 찾는 횟수와 22개 일반 질환 및 약 복용 여부 등 7개 기준에 맞춰 건강 상태를 조사하고 비교했다.

세 그룹 중에는 재래식 육식 식단을 가진 반려견이 1370마리(54%)로 가장 많았고, 가공되지 않은 날고기 식단 반려견이 830마리(33%), 우유와 계란 등은 포함하되 고기는 먹지 않는 채식 반려견은 336마리(13%)로 구분됐다.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 재래식 육식 기반 식단을 가진 반려견이 채식이나 날고기 기반 식단 반려견보다 덜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식 육식 반려견의 17%는 1년에 4차례 이상 동물병원을 찾았지만, 채식 반려견과 날고기 반려견이 같은 조건에서 동물병원을 찾은 비율은 각각 9%, 8%에 그쳤다.

건강 이상도 재래식 육식 반려견은 49%에 달했지만, 채식과 날고기 식단 반려견은 각각 36%와 43%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날고기 식단이 병원균 감염과 영양 결핍·불균형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를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할 때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춘 채식이 반려견에게 가장 건강하고 덜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반려견의 식단과 건강에 관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라면서 "반려견 보호자의 의견과 수의학적 평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객관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반려견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것은 채식 중심의 식단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