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뚫리는 해외여행…타임 투 플라이 !

입력 2022-04-14 17:20
수정 2022-04-15 15:42

낯선 마을에서 홀로 아침을 맞을 때 느껴지는 낯선 기분. 그것이 그렇게 대단하고 귀한 일인 줄 미처 몰랐다.

752일간 ‘멈춤의 시간’이 끝나간다. 엔데믹 기대와 함께 해외여행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자가격리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면제한다는 발표가 매일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가 가장 먼저 국경을 개방했고 프랑스와 캐나다, 호주, 미국 등도 다시 여행객에게 환영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1월 19일로부터는 무려 2년3개월여 만의 일이니, 참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트래블버블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텅 비었던 공항은 다시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던 훼리 선사 사람들의 목소리는 모처럼 밝아졌다. 화물 운송으로 겨우 고비를 넘겼던 이들은 오는 9월께를 성수기로 보고 새 상품을 기획하느라 날마다 바쁘다.

해외여행 상품을 파는 곳도 늘었는데, 벌써부터 예약 전쟁이 치열하다. CJ온스타일이 지난달 선보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패키지 상품은 한 시간 동안 2800여 건의 전화 주문이 몰려 매출 150억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가 두바이와 터키, 스페인을 잇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자 문의 전화만 8800여 건을 기록했다고 한다. 터키와 스페인은 5월부터 여행의 적기니 놓칠 수 없다.

트래블버블로 가장 먼저 한국인 관광객을 반겼던 사이판은 골프 투어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뉴질랜드와 해외 관광객 맞이 새단장을 마친 싱가포르도 분주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어디로 떠나볼까. 그게 어디라도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이륙하는 순간을 생각한다. 다시 공항으로 가는 날이 돌아왔다. 이것은 꿈이 아니다.

글=이선정/김은아 여행팀 기자 sjl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