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베팅한 美 바이오기업, 얀센과 AI 기술로 신약 개발

입력 2022-04-14 11:18
수정 2022-04-15 01:53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선제적으로 투자한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이 차세대 신약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 제약사 존슨앤드존슨과 신약 공동개발에 나서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를 잇따라 인수합병(M&A)하며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발돋움한 데 이어 신약 개발에서도 SK㈜가 역량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의 자회사 반트AI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로이반트는 SK㈜가 지난해 약 220억원을 투자한 회사다.

얀센은 이번 계약을 통해 차세대 신약 기술로 꼽히는 표적단백질분해제(PROTAC) 개발에 반트AI의 머신러닝 역량을 활용할 예정이다. 표적단백질분해제는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기술이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두는 기술 중 하나다.

로이반트가 SK㈜로부터 2200억원을 투자받아 설립한 또 다른 자회사 프로테오반트는 최근 미국 바이오회사인 블루프린트와 표적단백질분해제 개발에 손을 잡았다. 블루프린트가 프로테오반트에 최대 6억5200만달러(약 8000억원)를 지급하는 계약이다.

SK㈜는 2018년부터 신약 개발 분야 국내외 바이오기업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왔다. AI 신약(스탠다임), 유전자 편집(진에딧), 3차원 진단(비저플패이션트), AI 뇌 회로 분석(엘비스) 등 ‘게임 체인저’가 될 만한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투자 대상이다. SK 관계자는 “표적단백질분해 신약 분야에서 짧은 기간 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신약 개발과 함께 또 다른 바이오 사업 축인 CDMO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2020년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하고 미국 CBM에도 투자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아일랜드 공장, 미국 앰팩까지 거느린 글로벌 CDMO 법인 SK팜테코도 2019년 출범시켰다. SK 관계자는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 분야로 투자 대상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