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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운영사 엑셀러레이트에너지(Excelerate Energy)가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움츠러든 가운데 3개월 만에 나온 최대 규모의 IPO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이날 엑셀러레이트는 공모가(24달러) 보다 11.87% 상승한 26.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8억달러(약 3조4300억원)를 기록했다. 엑셀러레이트는 상장을 통해 3억8400만달러를 조달하면서 미국 IPO 시장에서 3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올해 들어선 사모펀드 운용사 TPG 상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엑셀러레이트는 '에너지 재벌'로 불리는 조지 카이저가 2003년에 세운 회사다. '떠다니는 LNG 터미널'로 불리는 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를 전문적으로 운영한다. FSRU는 액체 상태의 LNG를 기화해 육지에 공급하는 특수 선박이다.
엑셀러레이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난 8억8900만달러다. 순이익은 4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본사가 있는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엑셀러레이트의 이번 상장은 시의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LNG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엑셀러레이트는 "전쟁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에 의존하던 국가들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유, 석탄, 천연가스 수입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LNG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흥행을 계기로 얼어붙은 IPO 시장이 회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IPO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금융정보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한 IPO를 제외하고 뉴욕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22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06개 업체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엑셀러레이트의 상장이 다른 업체의 IPO를 유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