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이 수개월밖에 지속되지 않아 재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접종과 감염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했던 정부가 불과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집단면역이 코로나19 종식을 감안한 전국적인 집단면역 체계를 의미한다면 그런 상태를 달성하기는 매우 쉽지 않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기보다는 계속 함께 살아가는 체계로 이행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유행을 이미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전면적인 대유행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며 “앞으로 종식되기보다는 소규모 유행을 반복하면서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선 방역당국이 집단면역을 놓고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집단면역이 생겨야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손 반장도 지난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3차 접종 등 백신 면역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자연 면역으로 상당한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변이가 끊임없이 나오는 데다 접종이나 감염으로 얻은 면역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아 코로나19 종식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라며 “코로나19가 풍토병화될 것이라면서 집단면역 달성 운운해온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12일 신규 확진자는 19만5419명으로 전날보다 1만5336명 적었다. 사망자는 184명으로 직전일보다 13명 많았지만 이틀 연속 100명대를 유지했다. 누적 사망자는 2만34명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3차 접종을 마친 뒤 4개월이 지난 60대 이상 고령층 166만 명에 대해 4차 백신 접종을 하기로 했다. 60대 이상은 이미 대상자의 90%가 3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위중증 환자·사망자 대다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