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과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최대주주에게 유리하게 결정됐다며 주주대표 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동원산업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 7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스타키스트와 동원로엑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동원산업이 동원그룹 비상장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는 구조다. 합병이 완료되면 동원산업은 동원그룹의 지주사가 된다.
합병 공시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동원산업 주가는 14.15% 급락했다. 합병 비율이 소액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3일 주가가 1.09% 반등하며 23만2000원에 마감했지만, 합병 결정 전과 비교해 여전히 12% 하락한 상태다.
동원산업은 5 대 1 액면분할 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1 대 3.838553 비율로 합병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이 미국 1위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를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합병 비율 기준인 주당평가액이다. 동원산업의 주당평가액은 24만8961원이다. 기업가치로 9156억원이다. 그런데 순이익이 569억원에 불과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기업가치는 2조2346억원(주당평가액 19만1130원)으로 계산했다.
소액주주들은 스타키스트 기업가치를 반영한 동원산업의 기업가치가 최소 1조4054억원, 주당평가액으로 38만2140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액주주와 자산운용사들은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블래쉬자산운용은 “동원산업 일반주주들의 지분가치를 과소평가하고, 대주주에게 유리하도록 불합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고 지적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상 규정된 평가 방법에 따라 합병 비율을 정한 것”이라며 “이번 합병은 액면분할과 함께 진행해 유동물량을 늘리고 전체 주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