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되면 어쩌나"…에디슨EV에 물린 10만 개미 '피눈물'

입력 2022-04-12 11:14
수정 2022-04-12 11:29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에디슨EV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며 10만여명의 소액주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동안 발행된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서 기한이익상실(만기전 상황청구가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구할 경우 차입 부담 리스크까지 불거질 수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디슨EV는 전날 감사의견 거절 사유에 대해 감사인의 사유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이는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앞서 에디슨EV는 지난달 29일 외부감사인인 삼화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 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삼화회계법인은 "회사의 매출 증대 등을 통한 재무개선 및 유동성 확보 계획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자산과 부채 및 관련 손익 항목에 대한 수정을 위해 이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장사는 감사인이 이를 해소해주는 확인서를 제출할 경우에 한해, 심사를 거쳐 퇴출을 면할 기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에디슨EV는 끝내 사유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에디슨EV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로 7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296억원)은 전년보다 2배 넘게 늘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순손실의 경우 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34억원에 달하던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작년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51억원으로 나타났다. 유동부채도 유동자산보다 124억원을 초과하고 있다.


문제는 상폐 대상에 오를 경우 채권자들이 회사채에 대한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에디슨EV는 이미 발행한 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기한이익상실에 해당된다. 반면 에디슨EV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42억원에 불과하다.

회사 측이 지난해 말 732억원에 대해 상환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추가확약서를 받았지만 상폐 또는 상폐 사유 발생, 기업회생절차나 파산절차가 개시되면 다시 기한이익상실이 이뤄진다. 이는 732억원을 조기상환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다면 회사채 등을 일시에 상환하는 과정에서 직접 자금을 지출해야 한다는 유동성 부담이 생길 것"이라며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로 전반적 자금조달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에디슨EV의 소액주주는 10만4615명이고 주식수는 2322만1492주(지분율 80.34%)에 달한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주가 1만1600원 기준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가치는 2693억원에 이른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