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근혜 만나 "면목 없다, 늘 죄송했다" [종합]

입력 2022-04-12 15:32
수정 2022-04-12 15:37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마친 뒤 "미안한 마음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박 전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하여튼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 이제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또 박 전 대통령님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이나 이런 거에 불편하신 점은 없는지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예방에 배석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의 백브리핑에 따르면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약 50분간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먼저 "과거 특검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굉장히 아쉽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정책을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월 9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도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지금 현재 건강 상태로는 자신이 없지만, 앞으로 노력해서 가능하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윤 당선인은 "경호나 병원 문제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는 윤 당선인의 부탁에 "외교·안보라는 울타리가 튼튼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며 "여러 나라와 신뢰를 맺어서 '윈윈'해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시대다. 안보와 경제도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조언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대구시장직에 출마한 유 변호사를 공개 지지했던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도 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