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단체도 "검수완박 반대"

입력 2022-04-12 13:47
수정 2022-04-12 17:05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에 변호사단체들도 잇달아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2일 ‘국민의 권익보호를 외면하는 극단적 검수완박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대한변협은 “(검수완박은)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중대 사안으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권 교체기에 서둘러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검경 수사권 조정만으로도 1년여간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대한변협 측은 “사건 처리 지연, 사건 적체, 고소장 접수 거부, 다른 경찰서로 사건 넘기기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경찰권 비대화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된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의 불완전한 동거와 불분명한 업무 구분, 국가수사본부의 애매한 위치 등으로 일선 현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1일엔 보수 성향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이 성명서를 통해 “검수완박은 검찰개혁이 아닌 국민을 속이는 사기극”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변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검찰개혁을 내세워 검찰의 수사권을 전부 빼앗아 정권 비리를 일체 수사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나라와 국민에 대한 패악이며 몰염치의 극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검수완박 추진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민변은 12일 논평을 내 “검수완박 방향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아무리 올바른 방향이더라도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 능력과 통제 장치가 충분한지, 사건 관계인들의 불만과 불평은 없는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드는 것이 필요불가결한지 확인하고 평가·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만나 검수완박 저지에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김 총장은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검찰 수사 기능 전면 폐지에 관해서 문제점과 검찰의 요청 사항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 여부에 관해선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며 답하지 않았다. 김 총장은 전날 열린 전국 지검장회의에서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되면 직무를 수행할 의미가 없다”며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검찰청도 이날 검찰이 경찰에 요구한 보완수사가 실제로 이행되기까지 걸린 기간을 보여주는 통계 수치를 내놨다.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 7만2223건 중 3개월 안에 보완수사가 이뤄진 사건비중은 56.5%(4만784건)에 그쳤다.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는 19.1%, 6개월 초과는 11.4%였다. 전혀 이행되지 않은 사건 비중은 13.0%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