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끊임없는 추문과 구설, 김명수 대법원장 부끄러움을 모른다

입력 2022-04-11 17:10
수정 2022-04-12 08:24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가 판사들의 인사 불만이 표면화하면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어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나온 문제 제기를 보면 김 대법원장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 생긴 게 아니다. 대법원장 부임 이후 5년간 계속된 법원의 ‘코드 인사’와 사법부 수장으로서 보여준 적절치 못한 처신들에 대한 법원 내부의 불만과 비판이 한계에 달했다는 인상을 준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제기한 가장 큰 문제는 편파 인사다. 법원의 관행과 원칙을 깨고 김 대법원장 측근과 특정 계파를 요직에 중용했다는 비판이다. 일선 판사들은 2년의 법원장 임기를 넘기며 중용된 몇몇 법원장과 서울 등 선호 지역에 계속 머무르는 일부 판사를 부당·편파 인사의 구체적 사례로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 주변의 ‘국제인권법연구회’라는 정치색 짙은 판사 모임이 판결에까지 이런저런 뒷말을 남겨온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된 재판으로 말한다’는 판사들까지 법관회의라는 회의체를 만들고 단체행동에 돌입한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더구나 정권교체기에 불거진 인사 문제여서 또 하나의 직역이기주의처럼 비칠 공산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죽하면 일선 판사들까지’라는 공감대가 크게 형성될 정도로 ‘김명수 체제’의 사법부는 본연의 역할을 못하며 잦은 일탈을 해왔다. ‘사법농단’이라며 전임 ‘양승태 체제’의 대법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본인들은 더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공관 리모델링 예산 유용 의혹과 직계 가족 관련 추문부터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처리 때의 거짓말 시비까지 본인의 자질·처신과 관련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구설에 많이 오르내린 대법원장은 없었다.

신뢰를 잃은 법원은 존재 이유가 없다. 일선 판사도 그럴 판에 사법부의 상징과 같은 대법원장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내부에서조차 불신받는다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검찰까지, 법조의 양축 모두 정상이 아니다. 국회와 정치권 걱정도 벅찬데, 국민이 법원까지 걱정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