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잇달아 밟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며 금리 인상기 대표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순이자마진(NIM) 증가로 실적도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주의 현재 주가 역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가보다 훨씬 낮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매년 실적 개선되고 있는 은행들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개 증권업체가 최근 제시한 은행주 평균 목표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0~4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제 주가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평균 목표가는 1년 전 4만3768원에서 현재 5만2813원으로 20.7% 올랐다. 하지만 1년 전 4만원대이던 주가는 여전히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KB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1년 전 6만2074원이던 목표가는 현재 7만5028원으로 20.9% 상승했다. 주가는 1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5만9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목표가가 4만9385원에서 6만2528원으로 26.6% 뛰었지만 주가는 그대로다. 우리금융지주만 목표가가 1만2913원에서 1만8941원으로 47% 오르는 사이, 주가가 1만원대에서 1만5000원대로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 은행주 목표가를 올리고 있는 이유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서다. 신한금융은 2020년 4조9297억원, 2021년 5조9521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6조37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KB금융 역시 2020년 4조6343억원, 2021년 6조976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해 6조4895억원으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2조804억원→3조6597억원→4조443억원)과 하나금융(3조8364억원→4조6311억원→4조9506억원)도 비슷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양호한 실적이 지속되는 데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보다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美 빅스텝 및 국내 규제 변수미국의 ‘빅스텝’ 속도와 횟수에 따라 앞으로 은행 실적과 주가가 예상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미국의 연쇄 금리 인상 기조에 발을 맞출 경우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다음달 들어설 윤석열 정부의 은행 규제 정책 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전 은행권의 수익 구조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새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5% 후반,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6% 후반의 배당이 예상된다”며 “은행주는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빠질 가능성이 높지 않고, 성장 요인이 많기 때문에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