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르펜, 5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입력 2022-04-11 17:07
수정 2022-04-25 00:31

연임에 도전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4)과 프랑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53)가 5년 만에 대선 결선투표에서 재대결한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는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각각 1, 2위를 차지한 대선 1차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84%, 르펜 후보는 23.15%를 득표했다. 둘은 오는 24일 결선투표에서 양자 대결을 펼친다. 프랑스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 2위 두 후보가 재대결한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맞붙는 건 5년 전 대선에 이어 두 번째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2017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24%, 21%를 득표했다. 결선 투표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득표율 66%로 르펜 후보(약 34%)를 크게 앞서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지난 대선과 달리 올해는 접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두 후보 간 결선을 가정한 사전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유권자 중 약 40%는 마크롱 대통령, 37%는 르펜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마크롱 대통령 51%, 르펜 후보 49%라는 결과를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선 투표의 격차는 5년 전보다 훨씬 좁혀질 게 확실하다”며 “2주 동안 펼쳐질 선거 운동과 양자 토론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르펜 후보는 극우 정치인 이미지를 탈피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2017년 대선 당시 그는 무슬림을 공격하고 반이민자 정책을 내세우며 극우파를 결집했다. 올해는 종교와 인종에 관한 발언을 자제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 휘발유 가스 등 에너지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현행 20%에서 5.5%로 낮추고 고속도로를 국유화해서 통행료를 인하하는 게 르펜 후보의 대표 공약이다. 물가 안정 공약을 내건 뒤 르펜 후보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보름 안에 우리가 맞이할 전투는 프랑스와 유럽에 결정적일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