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화장품주가 주목받고 있다. 외출이 늘어나고 조만간 마스크를 벗을 것이란 예상과 함께 화장품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다만 국내 화장품주 주가는 아직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압도적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에 대해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주의 대표격인 아모레퍼시픽은 1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전 30만원대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다. 1년전 170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88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시장 입지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리오프닝의 수혜주로 화장품 분야가 떠오르는 건 당연하지만 아쉽게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펀더멘탈의 개선 강도가 높진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마케팅 공세를 퍼부을 때 반대로 한국 기업들의 광고 효율은 하락 추세에 직면했다"며 "과거 한류를 매개체로 K-뷰티가 세계 시장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시기도 있었으나, 이제는 한류에만 기대기보다 브랜드 경쟁력을 토대로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약화되더라도 국내 화장품 절대 수요는 늘겠지만, 규모 자체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색조 화장품 소비가 증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시기에서 늘어난 기초화장품 소비는 오히려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중국 소비가 회복되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펀더멘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봉쇄조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풀려, 화장품 시장 전체 파이가 늘어나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