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타이거!”
10일(현지시간) 제8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 18번홀. 타이거 우즈(47·미국)가 퍼팅한 공이 홀로 빨려들어가자 패트론(갤러리)은 너나 할 것 없이 ‘돌아온 골프황제’에게 박수를 보냈다.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팬들은 그저 그가 필드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 표시를 건넸다.
이날 우즈의 성적표는 6오버파 78타. 이 대회에 24번 참가한 그가 적어낸 최악의 스코어다. 4라운드 합산 타수는 13오버파 301타로 47위였다. 우즈는 “최고의 경기를 펼치진 못했지만,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대한 감사함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도전과 맞서는 것처럼 우리 모두 매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다시 일어나 도전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뼈가 산산조각 난 지 1년5개월 만에 돌아온 황제의 복귀전은 그 자체로 드라마였다. 미국 언론들은 우즈의 복귀를 두고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절단할 뻔한 다리로 다시 일어서 커트라인을 통과했지만, 24번이나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처음으로 300타 넘게 치는 등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300야드를 넘기는 장타를 종종 선보였다. 쇼트게임도 과거에 비해 크게 녹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가장 큰 숙제였던 ‘72홀 완주’도 성공했다. 오르막 또는 내리막 경사에서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 번도 주저앉지 않았다.
우즈가 안은 새로운 숙제는 퍼팅이었다. 3라운드에서 3퍼트를 여섯 번이나 했고, 4라운드에선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4퍼트도 했다. 우즈는 “퍼트 감각을 전혀 찾질 못했다”고 말했다.
우즈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우즈는 오는 7월 열리는 디오픈에 출전하기로 확정했다. 디오픈을 주관하는 R&A의 마틴 슬럼버 회장은 우즈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마스터스 주간 대회장에 머문 것으로 전해진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