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지명됐다. 의료인과 반도체 전문가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라는 핵심 과제를 해결할 전문성을 장관 인선의 최우선에 뒀다는 평가다.
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정 후보자는 2015년 정진엽 전 장관 이후 7년 만의 의사 출신이다.
정 후보자는 10일 복지부를 통해 낸 소감문에서 “새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코로나19로 악화된 국민 건강과 취약계층 삶을 위한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로부터 일상 회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코로나19 재유행이나 새로운 감염병 출현 상황도 선제적·과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방역 및 보건의료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1960년 대구 출생으로 1985년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의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경북대병원 외과·의료정보학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7년 38대 경북대병원장을 지냈다. 정 후보자는 과거 언론에 윤 당선인과 대학 시절부터 교류를 시작해 40여 년간 인연을 이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후보자의 지명은 윤석열 정부가 코로나 방역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본다는 점을 상징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최근 20년간 의료인 출신 복지부 장관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을 위해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정진엽 전 분당서울대병원장 1명뿐이었다.
의사 출신인 정 후보자 지명으로 ‘문재인 케어’의 개혁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높이는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 진료 건수가 급증하는 과잉 의료의 원인이 되고, 건강보험 적립금 고갈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 교수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정립한 세계적 석학이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표준 기술인 3차원(3D) 트랜지스터 ‘벌크 핀펫’을 KAIST와 함께 2001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에 두루 활용되는 기술이다. 미국 텍사스 법원이 2020년 2월 삼성전자가 이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2억달러 배상 판결을 하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이 후보자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원광대와 경북대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510여 편의 논문을 내고 8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윤 당선인이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둘러본 과학기술 현장 중 하나다. 이 후보자는 당시 윤 당선인에게 4시간가량 ‘반도체 특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전문가가 과기정통부 장관에 지명된 것은 2019년 최기영 전 장관(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이 후보자는 “산업 전 분야 현장을 살펴서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이종호 후보자
△경남 합천(56) △경북대 전자공학과 △원광대·경북대 교수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IEEE 석학회원 △과기정통부 소재부품장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술 융합연구단 전문위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 정호영 후보자
△대구(63) △대구 영신고 △경북대 의대 졸업 △경북대병원 외과 전문의(위장관 외과) 의료정보학 교수 △경북대 의대 외과학교실·의료정보학교실 교수△경북대병원장(2017~2020년) △대한위암학회장 △대한의료정보학회장
이해성/곽용희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