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몇 방울만 있으면 인공지능(AI)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평균 4시간이 걸리던 건강검진 과정도 10분으로 줄어듭니다.”
이남주 모먼트 대표는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9회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 웨비나에서 “혈액 속 유전정보를 AI로 분석해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측하고 맞춤형 예방을 할 수 있다”며 “예약 후 검진까지 몇 달씩 걸리던 대기 기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은 벤처캐피털(VC)과 AI 스타트업을 잇는 행사다. AI미래포럼(AIFF)과 캡스톤파트너스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다. 이날 행사엔 모먼트와 플룸디, 렛서 등 KAIST에서 탄생한 3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모먼트는 이도헌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실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창업했다. 모먼트의 검진 체계는 진단과 함께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이용자가 제휴 병원을 방문해 0.2mL가량 혈액을 채취하면, 모먼트의 AI가 유전체 분석 업체와 데이터 분석을 시행한다. 검사 2주 후에는 면역계·신경계·소화계·순환계 등 4대 건강 지표 점수와 갖가지 질병에 대한 위험도 예측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질환을 미리 예방할 수 있어 발병 이후 치료 비용과 비교해 43% 상당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올해 대전 지역 병원들과 제휴해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룸디는 3차원(3D) 아바타를 스마트폰으로 만드는 ‘아바톡’ 솔루션을 개발했다. 플룸디의 핵심 기술은 AI 기반 모션 트래킹(이동 추적)이다. KAIST 전산학부에 재학 중인 이경민 대표가 학교 선후배들과 개발했다. AI가 인체를 543개 점으로 분할한 뒤 실제 움직임을 구현하는 형태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3D 아바타를 만들고, 본인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 속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지식재산권(IP) 제휴만 있다면 사용자가 인기 캐릭터 ‘펭수’가 되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의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효율화하는 솔루션도 등장했다. 렛서가 개발한 ‘AI POC(개념 실증) 플랫폼’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AI를 도입했을 때 누릴 효과를 사전 검증할 수 있다. AI 도입 이후 유지 보수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을 위한 지원 기능도 덧댔다. 창업 멤버들은 주재걸 KAIST AI대학원 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