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이 회사 주식을 8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지난 8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를 8조118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도 7900억원어치 사들였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개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8조909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15조2840억원)의 58.3%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매물을 개인투자자들이 그대로 받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각각 5조8440억원어치, 2조391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작년 초 이후 순매도액은 기관이 20조960억원, 외국인은 20조37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초 55.7%에서 현재 51.4%까지 내려갔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주가도 추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0.29% 내린 6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만7700원까지 하락하면서 전날에 이어 52주 최저가를 다시 썼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12월 1일(6만7800원)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의 삼성전자 평균 순매수 단가는 7만397원이다. 현 주가와 비교하면 3.83% 평가손실이 난 셈이다.
'6만전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10만5000원→9만7000원), 상상인증권(8만2000원→7만7000원), 유진투자증권(9만3000원→8만8000원), 하이투자증권(9만4000원→8만9000원), KB증권(10만원→9만원), 하나금융투자(10만1000원→9만5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와 미국·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발생하기 전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 초중반∼8만원대 초중반 구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장현주/서형교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