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 '나는 보수' 국민 급증…2030 '탈진보' 뚜렷

입력 2022-04-10 15:15
수정 2022-04-10 15:19

최근 5년 사이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급증해 진보라고 인식하는 사람의 비율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진보의 비율이 보수를 크게 앞질렀지만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특히 2030 세대의 '탈진보' 현상이 뚜렷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행정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사회통합실태조사'를 10일 공개했다. 이 조사는 한국 사회의 통합 수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태도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행정연구원이 매년 실시하고 있다.

조사에서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적(매우 보수적+다소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0.4%로 진보적(매우 진보적+다소 진보적)이라고 대답한 이들(22.8%)보다 7.6%포인트 많았다. 보수 성향이 진보 성향보다 많은 것은 2016년 조사(보수 26.2%·진보 26.1%) 이후 처음이다.

진보 성향이라는 응답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30.6%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 2020년에는 26.8%까지 떨어졌다. 반면 보수 성향은 2017년 21.0%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25.7%를 나타냈다.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는 46.8%로 전년(47.6%)보다 소폭 줄었다.

젊은층의 '탈진보' 경향이 뚜렷했다. 2017년 조사 때엔 20대 이하, 30대의 진보 비율은 각각 36.4%, 40.0%에 달했지만, 4년 만에 4.9%포인트, 13.1%포인트가 각각 줄었다. 30대에서는 같은 기간 보수 비율이 9.8%에서 18.1%로 늘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진보 성향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이 강했다. 20대 이하에서 진보와 보수의 비율은 각각 31.5%와 9.6%였고, 30대에서는 26.9%와 18.1%를 기록했다. 40대 역시 진보가 30.3%로 보수 22.4%보다 높았다. 반면 50대는 보수가 35.6%로 진보 19.7%보다 높았고, 60세 이상은 보수가 49.9%로 진보 13.2%를 압도했다.

성별로는 스스로를 진보라고 응답한 남성(25.1%)이 여성(20.5%)보다 많았다. 보수의 비율은 남성(30.6%)과 여성(30.2%)이 비슷했다.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여성(49.3%)이 남성(44.3%)보다 많았다.

소득별로는 가구소득이 높을 경우 스스로를 진보라고 평가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반면 가구소득이 낮을 때 보수라고 평가한 비율이 높아 '가난하면 진보, 부자는 보수'라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를 보였다.

월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에서 보수와 진보의 비율은 각각 47.3%와 10.5%, 100만~200만원인 경우 51.5%와 12.0%였다. 500만~600만원인 가구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23.6%와 25.6%, 6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25.7%와 25.8%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케이스탯리서치가 주관해 작년 9~10월 전국 19세 이상 8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담겼다. 조사는 면접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자기 기입 방식을 병행해 진행됐다.

설지연 기자